(이 전에 쓴 두개의 글을 합쳐서 정리한건데.. "나무늘보 색히 앨리스하나가지구 더럽게 우려먹네" 하는 생각이 들더라도 좀 참아주면 감사^^)
이 책.. 이 책의 부분적인 구절이나 여타 등등이 인용이 많이 되기도 하며, 많은 전산계의 유명인들이 추천하는 책 이기도 하다..
annotated Alice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, 거울 나라의 앨리스 두편이 담겨있구, 거기에다
마틴 가드너 할아버지가 주해를 달아놓은 버젼이다.
늘 궁금했다.. 아동 동화책이랑 프로그래밍이랑 무슨 관계가 있길래 이렇게 유독 추천을 할까?
읽으면서 느낀 점을 적자면................
일단 처음엔..
땅 속 세상, 거울 속 세상 등으로의 여행을 가서 동물, 전설 속의 생명체, 카드, 좀 정신 나간 듯한 사람들 - 모험에 등장하는 인간들은 보통 좀 정신 나간 듯 한 인간들 밖에 없다 - , 체스 말, 달걀, 벌레, 꽃 등등이랑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데.. 정말 하하;;
또, 등장 사물 - 이렇게 밖에 표현을 못하겠다 - 들에게 투영된 현실세계의 사람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으며.. 작품 속의 비꼬는 듯한 은유나 논리적 패러독스도 재미있다.
다만, 중간중간 나오는 시(대부분 유명시의 패러디)들은 썩 재미있게 와 닿지는 않은 것들이 많다.
다른 동화와 다른점이라면 주인공 앨리스를 비롯한 등장 사물이 평면적이지도 않구.. 권선징악을 강조하지 않는 그냥 엘리스의 모험이 주 내용이라는 특징 같다;;
그 모험이 딱히 무슨 대단한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구, 주인공 꼬마 아가씨의 상상 속 여행이란점도 그렇구.. 꼬마 아가씨의 상상이라 생각해버리기엔 비범한 삐딱한 시선이나 통찰(?)이 녹아 들어가 있는점도 참 특이하다,,
또한 상상 속의 세상에서 작품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문학/수학/논리학/수사학/세계관등에 관한 여러 가지 숨어있는 재미들을 찾아볼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준다는.. 자꾸 생각해보며 파고 들어보게 하는 그러한 매력을 가진 소설 같다.
읽기전에 가졌던 궁금함에 대한 결론을 좀 내려보면..
좋은 프로그래머가 되는데에 도움이 되는 책이란 어떤책일까?
단지 전산학 이론, 요소기술 등을 다루는 책만 생각한다면 너무 좁은 생각일 것이다.
좋은 프로그래머라면 이론/기술적인면 뿐만 아니라, 논리력, 창의력, 문제발견, 문제해결 능력은 기본이다. 또, 찾아낸 답의 오류를 찾아내는 능력(프로그래머란 인간들은 매일 논리오류와 싸우며살아간다), 어떤 사실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능력(좀 더 나은 해법을 찾게한다), 상상력(새로운 패러다임, 비전을 제시하려면 없어선 안 될 능력이다) 등 이 있겠다.
더 붙이자면 의사소통, 팀 플레이, 정보습득/학습능력 등 이 있겠지만, 이건 비교적 일반적으로 모두 요구되는 것 이니 프로그래머에게 "특히 더욱" 요구되는 능력은 위의 것 들이라할 수 있겠다.
자, 저런 능력이랑 이 소설이 뭐가 관계가 있단것일까..
계속 말장난(?)으로써 앨리스를 (혹은 독자) 멍하게 만들어가며, 과연 그 이야기들은 설득력이 있는지, 오류는 없는것인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게 한다.
프로그래머들은 매일 그럴듯하게 보이는 코드속에 숨어있는 논리적 오류와 싸우는 것이 생활이다.
또한, 어떤 등장 사물들은 사실에 대한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관점과 거기에 대한 해석을 계속해서 떠들어댄다.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? 또 저렇게 생각해본다면?
게다가, 상상력을 빼 놓구서는 이 소설을 이야기하기가 힘들 것 이다.
하지만, 허무맹랑한 세계가 아니라 현실세계를 잘 비꽈서 abstraction 해 놓은 말 그대로의 이상한세계이다.
CS는 abstraction의 학문이 아니었던가,, (이 이야긴 우리 은사님의 말씀이다.)
또, 무엇보다 한 작품을 이렇게 방대한 분야에서 다양한 해석을 "만들어 낼 수 있도록 소재를 제공하는" 작품도 드물것이다. 비록 꿈보다 해몽이되더라도 이런저런 관계를 유추하며, 무엇보다 "생각" 하게 만들어주는 그러한 소설이다.
음식, 음악, 독서도 편식은 좋지 않다.
뭐, 누군가처럼 훈민정음해제 같은걸 추천하는 건 오히려 오버라구 생각하지만 어쨌든 우리에게는 기술 자체 외에도 참 많은 능력이 요구가 된다.
0/1로 구분되는 단순한 세계에서 빠져있지만 말구, 그 외의 중요한 요소들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하는 비타민 같은 존재라구 생각이 된다.

